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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단장 이팝꽃 터널길에서 만나는 순백의 봄하얀 봄이 내려앉은 길을 따라
사진: 밀양 공식 블로그

봄이 깊어가는 5월, 따뜻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이 마음을 들뜨게 하는 이 계절에 경남 밀양의 한 작은 마을이 눈부신 변신을 한다. 단장면 범도리에서 밀양댐 생태공원까지 이어지는 약 4km의 길. 이팝나무들이 줄지어 선 이곳은 매년 5월이면 하얀 눈처럼 흐드러지는 꽃길로 변한다. 마치 하늘이 땅으로 내려온 듯, 순백의 세상이 펼쳐지는 이팝꽃 터널은 매년 이맘때쯤이면 수많은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는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진짜 이 길을 느끼려면 걸어야 한다. 신발끈을 단단히 매고 발을 내딛는 순간, 눈앞을 가득 메운 이팝꽃들의 향연에 감탄하게 된다. 꽃잎 사이로 부드럽게 퍼지는 햇살, 살랑이는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꽃비는 걸음을 멈추게 만들 정도로 황홀하다.

이팝꽃 터널길 어디야?

자연이 만든 터널 속을 걷다

사진: 밀양시

이팝꽃 터널은 이름처럼 완벽한 아치형 길을 이룬다. 나뭇가지들이 하늘로 솟아오르다 서로 맞닿아 만들어낸 이 터널은 자연이 빚어낸 가장 순수한 구조물 같다. 순백의 꽃잎이 하늘을 덮고, 발밑에는 흩날린 꽃들이 소복이 쌓여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은 춤을 추듯 날아오르고, 그 속을 걷는 사람들은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길은 평탄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아이들은 손에 꽃잎을 담아 뛰어다니고, 연인들은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걸으며 서로를 담는다. 홀로 걷는 이들에게도 이 길은 특별하다. 조용히 자연에 스며들며, 마음 깊은 곳에 잊고 지냈던 순수한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이팝꽃이 선물하는 가장 눈부신 순간

이팝꽃이 선물하는 가장 눈부신 순간
사진: 게티 이미지

이팝꽃이 피어나는 시기는 매년 5월 초순에서 중순 사이다. 지역 기후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꽃이 만개하는 순간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하얗게 물든 길을 걷다 보면, 마치 세상이 모두 깨끗해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꽃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에는 주말마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조금 더 한적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평일 오전 시간을 추천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적은 아침, 이팝꽃 터널은 고요하고 순수한 모습으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든 새벽의 이팝꽃 터널을 걷는 것은, 봄날에만 허락된 아주 특별한 경험이다.

밀양댐 생태공원까지 이어지는 여운

사진: 게티이미지

이팝꽃 터널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밀양댐 생태공원에 이른다. 생태공원은 정갈하게 정비된 산책로와 푸른 잔디밭, 그리고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꽃길 산책을 마친 후에도 천천히 여운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전망대에 올라서면 밀양댐의 푸른 물빛과 그 너머로 펼쳐지는 단장면 일대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람은 시원하고, 물소리는 잔잔하다. 잠시 벤치에 앉아 봄바람을 맞으며 하얀 꽃길을 돌아보노라면, 몸과 마음 모두가 가볍게 정화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일상의 무게를 털어내는 여행

사진: 한국관광공사

밀양 단장 이팝꽃 터널길은 단순한 봄꽃 명소가 아니다.


이곳은 봄이라는 계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온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공간이다. 걷는 내내 복잡한 생각은 사라지고, 오롯이 자연과 나만 남는다. 새하얀 이팝꽃 아래를 지나며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장 순수한 봄날을 온전히 품게 된다.

 

다가오는 5월, 누군가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고 싶다면, 아니면 스스로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고 싶다면, 주저 없이 이 길을 걸어보자. 한 번의 산책이 평생 마음속에 남을지도 모른다.

자주 묻는 질문 (FA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