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콩닥

가을의 마지막 불빛이 진주에서 피어납니다. 남강 위로 수천 개의 등이 떠오르고, 하늘에는 불꽃과 드론이 춤추는 밤. 단순한 축제가 아닌, 시간과 감동이 겹쳐지는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올해도 진주의 가을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 주가 바로 그 절정이자 마지막 기회예요. 다시 이 장면을 보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합니다.빛으로 물드는 강, 그리고 하늘진주의 가을밤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합니다. 진주 가볼만한 곳으로 손꼽히는 남강 일대는 10월 19일까지 매일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빛으로 가득합니다. 강 위에 띄운 유등들이 반짝이며 흐르고, 잔잔한 물결이 그 빛을 받아 반사될 때면 마치 별이 강 위에 내려앉은 듯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특히 이번 주말은 놓쳐선 안 될 하이라이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10월 ..

가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붉은 풍경의 유혹. 서울 근교에서 이런 장면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흥갯골생태공원의 가을은 그야말로 색의 축제다. 붉게 물든 댑싸리 군락과 분홍빛 핑크뮬리 밭이 어우러진 이곳은, 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만나는 가장 극적인 자연의 변주곡이다.붉은 염전 위로 피어난 생명의 풍경한때 소금밭이었던 이 땅은 수십 년간 땀방울로 반짝이던 소래염전의 흔적 위에 세워졌다. 지금의 시흥갯골생태공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산업의 기억과 자연의 복원력이 맞닿은 공간이다. 소금 결정이 반짝이던 그 자리에 지금은 붉은 댑싸리와 분홍빛 핑크뮬리가 바람결에 흔들린다. 서울 여의도의 약 1.7배, 약 150만 평(4,958,678㎡)에 이르는 광활한 부지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

제주 여행을 떠올리면 대부분 에메랄드빛 바다와 붐비는 해변을 먼저 생각하죠. 하지만 현지인들이 진짜 제주다운 곳으로 꼽는 장소는 조금 다릅니다. 조용하고, 바람의 소리와 파도 소리가 섞여 들리는 곳. 바로 서귀포 논짓물이에요. 관광지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그 대신 마음이 쉬어가는 고요함이 있습니다. 하루의 피로를 잊게 만드는 자연 그대로의 풍경, 그 속에서 진짜 제주의 시간을 느낄 수 있습니다.제주 현지인이 찾는 바다, 논짓물의 매력제주 서귀포시 하예동에 위치한 논짓물 담수풀장은 여행자보다는 현지인들에게 더 익숙한 이름이에요. 맑은 날이면 바다와 하늘이 하나로 이어지고, 구름이 잔잔히 흘러가는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이곳은 지도로 검색해도 쉽게 표시되지 않아, ‘CU 서귀포 논짓물점’을 내비게이션에..

부산의 밤은 언제 봐도 매혹적이에요. 반짝이는 도시 불빛, 광안대교의 은은한 빛줄기, 그리고 그 위를 스치는 바닷바람까지. 하지만 진짜 부산의 야경을 보고 싶다면, 황령산 전망대만큼 완벽한 곳은 없습니다. 해운대나 광안리처럼 붐비지 않으면서도, 부산 전역이 한눈에 들어오는 숨은 야경 포인트예요.부산 야경 명소 추천, 황령산 전망대의 매력많은 여행객이 “부산 야경 어디서 볼까?”를 고민하지만, 현지인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에요. 서면과 전포동 사이, 부산 중심의 언덕 위에 자리한 황령산 전망대는 접근성부터 탁월합니다. 부산 어디서든 차로 20~30분이면 닿을 수 있고, 도심 속에서도 가장 탁 트인 시야를 자랑하죠. 광안대교부터 해운대, 부산항, 남구와 동구까지, 불빛이 끝없이 이어지는 파..

부산의 저녁거리는 언제나 활기차다. 바다 향기가 솔솔 풍기는 골목 사이로 치킨 냄새가 따라오면, 그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이곳, ‘거인통닭’은 부산을 대표하는 3대 통닭집 중 하나로 꼽히며,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온 전설 같은 존재다.가마솥에서 피어오른 40년의 시간부산 동네 골목 한켠에 자리한 거인통닭은 그저 오래된 가게가 아니다. 이곳은 가마솥 조리법을 고집하며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방식을 이어온 곳이다.가마솥은 열이 골고루 퍼져 닭의 겉은 바삭하게, 속살은 육즙 가득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튀김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은 풍미 덕분에 첫 입에 느껴지는 고소함과 담백함이 오래 남는다. 요즘엔 효율을 위해 자동 튀김기를 사용하는 곳이 많지만, 거인통닭은 여전히..

가을이 오면 유난히 마음이 산으로 향하죠. 바람은 선선해지고, 산자락마다 알록달록 물드는 단풍이 눈부시게 예쁜 계절이니까요. 땀 한 방울 떨어질 때마다 선선한 공기가 닿는 그 기분, 그리고 정상에 섰을 때의 짜릿한 성취감. 이 모든 게 가을 산행의 매력이 아닐까요? 이번에는 전국의 가을 단풍 명소 중에서도 풍경이 아름답고, 걷는 맛이 있는 가을 등산 코스 5곳을 소개합니다.1. 설악산 대청봉입장료: 무료주차: 설악산 국립공원 주차장 6,000원소요 시간: 약 14시간가을 산의 진면목을 보고 싶다면 단연 양양 설악산 대청봉이죠.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답게, 그 정상에 서면 하늘이 손에 닿을 듯 가깝습니다. 길은 험하지만 그만큼의 보람이 있어요. 소공원에서 출발해 공룡능선을 지나 대청봉을 찍고 오색..

최근 발표된 해외여행지 순위에서 눈길을 끈 곳은 다름 아닌 크로아티아의 작은 섬 비스(Vis)다. 보통 해외여행 순위에는 몰디브, 발리, 하와이 같은 이름난 휴양지가 오르곤 하지만, 비스섬은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섬임에도 불구하고 조용한 분위기와 깨끗한 자연환경 덕분에 순위에 포함됐다. 여행 전문가들은 이번 순위 선정 배경에 대해 “코로나 이후 여행 트렌드가 달라졌다”고 분석한다. 이전에는 인프라가 잘 갖춰진 유명 휴양지가 선호됐다면, 지금은 오히려 사람이 적고 한적한 장소가 인기를 얻고 있다. 바로 그 흐름 속에서 비스섬이 숨은 보석 같은 여행지로 부각된 것이다.몰디브보다 한적한 섬, 비스비스섬은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인구는 약 3,000명에 불과하다. 접근성도 쉽지 않아 대..

2025년 9월 초, 콩고민주공화국 카사이(Kasaï) 주 불라페 보건구역에서 발생한 첫 환자는 임신부였다. 그녀는 갑작스러운 고열과 극심한 복통, 출혈성 설사를 호소하다가 불과 며칠 만에 세상을 떠났다. 이 비극적인 사례는 단순한 개인의 불행을 넘어, 주변 지역 전체에 불안과 공포를 퍼뜨리는 시발점이 되었다. 환자의 죽음 이후, 같은 마을에서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주민들이 속출했다. 이미 현지 병원과 진료소는 감염 의심 환자로 가득 차 있으며, 의료진은 방호복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한 현지 간호사는 “우리는 총알도 없는 전쟁터에 내던져진 병사 같다”는 말로 절망적인 상황을 전했다.치명률 최대 90%…죽음의 그림자에볼라 바이러스 질병은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 중 하나로 ..

가을은 가장 화려한 계절이다. 바람은 선선해지고, 산과 숲은 서서히 불빛을 머금은 듯 붉고 노랗게 변해간다.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오후, 나무 아래 떨어지는 낙엽만 바라봐도 계절의 깊이를 실감한다. 2025년 단풍 시즌, 어디로 떠나야 제대로 된 가을을 만날 수 있을까. 이번 기사에서는 풍경과 문화, 그리고 여행의 편의성까지 갖춘 단풍 명소 7곳을 엄선해 소개한다.① 내장산국립공원 (전북 정읍·순창)내장산은 해마다 단풍철이 되면 가장 많은 여행객이 몰리는 곳이다. 산 전체가 활엽수림으로 이루어져 있어 가을이 되면 나무 하나하나가 물들며, 마치 거대한 붉은 파도가 몰려오는 듯하다. 특히 내장사와 우화정 일대는 붉은 단풍과 고찰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가을 정취가 깊다. 케이블카와 셔틀버스가 마련돼 있어 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발밑에서 느껴지는 흔들림, 그리고 그 너머로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협곡. 이곳은 충북 증평에 자리한 좌구산 명상구름다리다. 흔히 떠올리는 강이나 계곡 위의 출렁다리와 달리, 산악 협곡을 가로지르는 독특한 구조 덕분에 특별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도심에서 두세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곳에서 허공을 걷는 듯한 체험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여행객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230m 이어지는 하늘길좌구산 명상구름다리는 길이 230m, 폭 2m 규모로 만들어졌다. 해발 50m 높이에 놓여 있어, 다리에 오르면 깊게 패인 협곡과 숲이 발아래 펼쳐진다. 전체 구간 중 약 130m는 실제로 출렁임을 체감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발을 옮길 때마다 느껴지는 진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