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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제법 뜨거워진 6월, 바다는 이제 제 본모습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거제의 여름은 그저 푸른 바다만으로 설명되진 않아요.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꽃길이 펼쳐지고, 섬을 오르다 보면 정원 같은 풍경과 마주하게 됩니다.
거제는 여름의 다양한 얼굴을 담고 있는 섬이에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5곳을 소개해볼게요. 잠시 도시를 벗어나, 바람과 꽃과 초록이 만나는 그곳으로 함께 떠나보시죠.
바다 위 정원 산책, 외도 보타니아
거제 여행을 시작하기에 가장 낭만적인 곳은 역시 외도 보타니아입니다. 구조라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바다를 가르며 도착하는 외도는, 마치 남국의 어느 작은 섬처럼 느껴져요.
정갈하게 정돈된 산책로, 열대식물과 조각상, 그리고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바다의 곡선까지. 섬 전체가 정원이자 미술관 같은 느낌을 줍니다. 특히 6월, 식물들이 본격적으로 살아 숨 쉬는 계절엔 초록의 밀도와 시원한 바닷바람이 어우러져 절로 힐링이 되는 공간이에요.
꽃길이 이어지는 바닷가, 저구항 수국길
조금 더 소박하고 감성적인 풍경을 원한다면 저구항 수국길이 제격입니다. 남부면 저구항 일대는 수국이 활짝 피는 6월 중순부터 7월 초 사이, 그 자체로 한 폭의 풍경화처럼 변신해요.
해안선을 따라 걷는 동안 좌우로 펼쳐진 보랏빛과 핑크빛 수국,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바다가 만들어내는 조화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포토존도 많고, 축제 기간엔 작은 공연과 행사도 마련되어 있어 소소한 즐거움이 가득해요.
거제의 또 다른 해변 감성, 학동몽돌해변
백사장의 하얀 모래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원한다면 학동몽돌해변을 추천할게요. 이곳은 검은 몽돌 자갈이 가득한 독특한 해변으로, 발밑에서 들려오는 몽돌 소리가 마치 자연이 들려주는 음악처럼 느껴집니다.
파도가 칠 때마다 자갈이 맞부딪히며 들려오는 소리는 이곳만의 고유한 매력이에요. 해수욕보다는 조용히 걷거나 앉아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이고, 일출이나 일몰 타이밍엔 더욱 감성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어요.
정글 속 여행, 거제식물원 정글돔
여름이면 바깥활동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죠. 그럴 땐 거제식물원 정글돔을 찾아보세요. 실내 공간에서 만나는 열대 식물과 아열대 정원, 그리고 폭포와 터널이 만들어내는 테마형 공간은 마치 정글 속을 걷는 기분을 선사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오기에도 좋고, 데이트 장소로도 그만이에요. 특히 SNS에서 인기 있는 새둥지 포토존과 야자 터널은 누구나 한 번쯤 사진을 남기고 싶은 스폿으로 유명하죠. 날씨에 관계없이 언제든 푸른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실내형 휴식처로 기억될 만합니다.
해안절경의 끝판왕,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마지막으로, 거제의 대표 명소이자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풍경지 두 곳을 소개할게요. 바로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입니다.
바람의 언덕은 탁 트인 초원 위에 풍차와 남해가 어우러진 이국적인 장면으로, 도착과 동시에 "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곳이에요.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언덕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고, 바람을 맞으며 걷는 그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신선대는 그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데, 기암괴석과 푸른 바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풍경으로 자연의 거친 아름다움이 살아 있는 장소예요. 특히 해질 무렵 붉게 물든 바위와 하늘은 정말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다가옵니다.
여름의 거제, 여행은 자연과 마음이 만나는 방식
거제는 여름이 되면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조금 더 진해집니다. 바다는 더 파래지고, 꽃은 더 선명해지며, 바람은 더 시원해지죠. 이 다섯 곳의 여행지에서는 그 모든 감각을 차례차례 하나씩 느끼며 걸을 수 있습니다.
어디를 먼저 가든, 누구와 함께하든, 거제의 여름은 늘 당신을 위한 자리를 남겨두고 있을 거예요. 이번 여행, 바다가 아닌 ‘섬 속의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꼭 한 번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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